에세이

좋은 삶과 좋은 글

얄리영 2011. 6. 4. 23:02

 

  좋은 삶과 좋은 글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

어떤 철학자나 賢者는 인생의 비문에 김 아무개 열심히 먹다 죽다또는 이 아무개 그냥 일하고 애 키우고 먹다 죽다라고 씌여지는 것이 대부분이라 혹평한다. 어떻게 보면 참 맞는 말이고, 또 한편으로는 틀린 말이고 허무하고 슬픈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사람은 배부르고 여유가 생기면, 자신의 참되고 착하고 아름다운 것을 추구하려는 욕구가 생긴다. 그 것이 가치있는 활동이 되고 예술과 문학, 스포츠 등이 되는 것이다. 여기서는 그 중 하나인 좋은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집어 보자.

 

 

흔히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라고 말한다. 즉 사람의 수명은 겨우 100년도 않되지만, 더군다나 의식하고 가치있는 행위를 하는 것은 불과 10년이 될까말까? 청산유수로 말을 잘한다고 칭송을 들어도, 열심히 일하여 돈 벌고 호의호식 해도, 명예를 얻고 높은 관직에 있어도, 그래도 욕심나는 것이 좋은 이름을 남기는 것이고 좋은 글을 남기는 것이다. 무엇이 좋은 글인 지는 정답이 없다. 아니 답이 여러 개라고 생각한다. 좋은 글은 일견 베스트셀러(BEST SELLER)라 할 수도 있다. 시대의 흐름을 콕 찍어 센세이션(감성)의 폭발을 일으키는 작품이야 말로 그렇다 얘기할 수 있다. 그러면 유명세를 타고 부를 축적할 수 있다. 그런데 1~2년으로 추락하는 경우가 대다수 일 것이다. 말그대로 유행(트렌드)과 똑같이 볼 수 있다. 그리고 또 끊임없이 꾸준히 독자의 사랑을 받는 스테디셀러(STEADY SELLER)라는 말도 있다. 단기간의 폭발적 사랑은 아니지만, 계속적으로 판매되는 작품을 말한다. 명작이란 어떤 것일까? 진가가 알려지면서 한 때는 폭발적인 사랑도 받고 또 꾸준히 읽혀지고 많은 감동 즉 심금을 울리는 글이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 갚는다 라는 말도 있듯이 글도 마찬가지다. 천냥 빚 뿐만 아니라, 목숨도 구하고, 고통과 땀이 행복이나 사랑으로 바뀌는 경우도 흔하다. 그 만큼 좋은 말 뿐만 아니라 좋은 글의 역할은 무척 중요한 것이다. 예전에 회사 한 동료가 초교 1학년 아들이 처음으로 쓴 비뚤비뚤 맞춤법도 띄어쓰기도 틀렸지만, 짧은 편지에 감동하여 책상에 늘 두고 보고 하는 것을 보았다. 내용은 대충 이러했다. 사랑하는 아빠께! 저 민준이입니다. 지금까지 키워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열심히 공부하여 이 은혜 꼭 보답하겠습니다. 아빠 사랑해요. 건강하세요. 민준 올림 이 사람에게는 이 짧은 글이 베스트이자 스테디셀러가 아니었을까? 또 옛날 재산이 많고 딸하나에 데릴 사위를 두고 노년을 보내는 한 남자가 거의 칠순에 아들을 보았다. 얼마나 귀엽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는 아들이었을까? 그런데, 몸이 쇠약해 지자 오직 아들 걱정뿐이었다. 그래서 그 노인은 유언장에 다음과 같이 썼다. 칠십이 되어 아들을 얻었으니 내 아들이 아니니 모든 재산을 사위에게 상속한다. 사위 외에는 재산을 넘보지 마라.’(물론 한문으로 되어 있으나 번역된 한글로 씀) 이 유언을 남기고 죽자, 사위와 딸은 남보란 듯이 장례를 치렀고 재산을 다 상속받았다. 그리고 아들을 잘 부탁한다는 유언의 말 덕분에 노심초사 아들도 탈없이 자랐다. 그런데 장성한 아들은 여러 상황을 따져보고 알아보고 유언장을 다시 읽어보아도 이해가 가지않아, 관가에 명석한 판단을 기대하며 재산반환청구소송을 하게 됩니다. 학식과 지식을 겸비한 청렴한 선비 원님은 다음과 같이 한문으로 된 유서를 판결한다. 칠십이 되어 얻은 아들이지만 어찌 내 아들이 아니리요, 모든 재산을 내아들에게 물려준다. 사위는 외인이니 재산을 넘보지 마라.’ 원님은 아들의 재산을 인정했지만, 누나와 매부의 공을 인정하여 유산을 반반 나누게 된다. 결국 좋은 처남매부 사이로 남게 되었다는 얘기도 있다.

 

 

8년전 향토방위 교육을 받을 때 일이다. 나이가 지명(50세)에 다다른 담당공무원이 있었다. 늘 구수한 얘기와 특히 자연요법 등에 대하여 2~3년 재밌게 강의했다. 그런데 어느 날 교육생들에게 재미로 알아보는 건강 멋쟁이 라는 300쪽에 가까운 분량의 책을 나눠줬다. 참 신선한 충격이었다. 또 어느 사단급 군부대에서는 200쪽이 넘는 문집을 재밌게 읽은 적이 있다. 비단 그 뿐만 아니라 대학에서 전문 석박사 논문도 좋은 글이 될 수 있다. 굳이 말한다면 전문적인 수필이 되는 것이다. 시나 수필 등을 써서 언론매체를 탈 수도 있고 소설을 문예에 내놓을 수도 있다. 이제는 글도 꼭 문인만 쓰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보편화 되었다.

 

 

前 글에서 말했듯이, 글이라는 것은 그 사람의 지식, 경험, 정서, 사상 등 모든 것이 다 묻어난다. 다만 시는 함축적인 단어를 사용하여 음악적 요소 즉 운율을 가미할 재능이 타고나야 되고 충분히 연습되어야 한다. 또 수필은 말그대로 일정한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붓가는대로 쓰는 것이다. 그런데 이 것은 좋은 인생을 살고있고 또 살았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살면서 한 우물을 파고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 가운데 성취와 행복이라는 것이 있고 그 것은 글을 쓰기 위한 충분한 지식, 경험, 정서, 사상의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신문을 구독하지 않는데, 고향방문했다가 토요일판 부록에서 사람사는 모습을 스케치하는 지면을 봤다. 좀 소개하자면 술 마시고 노래한 뒤에 쉴 수 있도록 13킬로미터 황톳길 치유’를 위해 깔았다는 선양 소주 조웅래 氏(52), 어린이 프로 [뽀뽀뽀]를 30년째 음악감독하는 이민숙(52), 출판사는 과수원 경영과 비슷하고 좋은 콘텐트로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는 민음사 대표 박상희(49), 고종의 손녀이자 의친왕의 다섯째 딸 이해경(82)는 모든 인연을 끊기위해 渡美했다. 그 분은 아마 한국에 있었더라면, 자살을 했든지 미쳤든지 타락해서 몹쓸 사람이 됐을 거라고. 갖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컬럼비아大 동양학도서관 한국학부서에서 27년근무 정년퇴직했다. 또 미국 응급실에서 병실로 이동시간을 24시간에서 12시간으로 줄여 인정받은 미국 프레스비테리안 병원혁신위 린 김(47) 등. 이 사람들 모두 열심히 공부하고 역경을 극복하여 오늘의 자리에 올랐고 또 한국 일간지 지면에 실려 소개되었다 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아직 진행형인 삶을 살고 있다. 이렇게 열심히 사는 삶이 좋은 삶이다. 

 

 

나는 글을 좋아한다고 빈말을 늘어 놓았지만, 만약 열 사람이 각각 마음에서 우러나는 글을 쓴다면 나보다 더 좋은 글이라는 생각을 갖는다. 또 실제로 위 예를 든 책이나 글은 최소한 더 많은 감동을 주었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 정년퇴직을 하고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열심히 일을 한다면 행복한 것이다. 작지만 예쁜 샵을 가지고 고객 만족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면 이 것 역시 행복의 한 장면이다. 다만 한 우물로 최소 15년 이상 충심으로 열심히 일하면 좋은 결실이 있으리라 확신한다.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좋은 삶이고 또 좋은 글이라 생각한다. 물론 글을 전문으로 하는 작가도 있고 문예출판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도 있다. 어떻게 하면 좋은 글을 쓸 수있는 지 그 정답은 없고 오히려 여러 길이 있을 것이다. 열심히 노력하고 인내하며 좋은 삶을 사는 것 또한 좋은 글을 쓰는 유력한 길 중 하나라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