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나는 돼지가 되고 싶다(현대예술가 김미루)의 기사를 접하며

얄리영 2011. 4. 7. 14:50

 

나는 돼지가 되고 싶다(현대예술가 김미루)의 기사를 접하며

 

 

 

 한 여인이 全裸로 돼지우리로 들어가 6시간 동안 살갗을 맞대고, 또 뉴욕 맨하탄의 폐공장, 건물, 다리를 마치 인류 최초의 여자, 이브처럼 돌아다니며 예술작품 사진을 찍었다. 소위 문화선진국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일어나는 일로 생각했었는데, 더더구나, 철학자 도올 김용옥 선생의 딸이기에 가까이서 접한다는 생각이 들어 산뜻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 생각과 이해는 부족하더라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가 생각해 보았다.

 

 

                                                                             [ 돼지우리 속 이브 ] 

 

 

 

                              [ 폐허 속의 이브 ]    오늘날에 이브가 있다면?

 

 

예술이란 사람이 보다 나은 현실을 위해, 꿈꾸는 미래를 향한 욕망으로 동물과 대변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특권이다. 입고 먹고 자고나서, 안정을 하면 사람은 반드시 보다 더 진실되고 착하고 아름다운 것을 찾고자 하는 욕망이 드러난다. 그 것이 곧 사회활동이 되고, 예술로도, 문학으로도, 스포츠로도, 각종 활동으로 발현된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활동이 즉 사람의 일이고 또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돈과 여유가 되는 것은 물론이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들은 예술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것이 숭고하든, 아니면 저속적이든 그저 평범하든 간에 말이다.

 

 

[나는 돼지가 되고 싶다]의 김미루 씨는 철학자 자크 데리다의동물, 고로 나는 존재한다(The Animal That Therefore I Am)’에서 빌려왔다. 데리다는 데카르트가 인간이 다른 생물보다 우월하다고 선언하며, 동물을 격하한 것에 대해 비판한다. 난 불교의 관점에서 모든 생물은 생명력이나 기로 윤회한다고 본다. 그래서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가 아니라나는 존재한다. 고로 나는 느낀다라 할 수 있다.’ 고 그 행위에 대하여 말했다.

 

 

이 순간 배부른 돼지, 배고픈 인간이 생각이 났다. 바로 공리주의 철학자 영국의 존 스튜어트 밀이다. 공리주의는 18세기 말부터 19세기 전반에 걸친 영국윤리 사상으로, 인간 행위의 윤리적 기초를 개인의 이익과 쾌락의 추구에 두고, 무엇이 이익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개인의 행복이라고 하며, '도덕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목적으로 한다'는 주장이다.

배부른 돼지가 되기보다 배고픈 인간이 되는 편이 낫고, 만족해하는 바보가 되기보다 불만족스러운 소크라테스가 되는 것이 낫다는 밀의 명언이 있다. 이 것은 돼지와 인간을, 바보와 소크라테스를 마치 동일시하여 질적으로 조금 나은 행복이 무엇인가를 찿는 듯한, 지극히 과장된 표현이라 본다. 철학도 어쩌면 진리도 시대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라 생각한다. 당연히 인생이 무엇인가 답할 수 없고 행복 역시 무엇인가 답할 수 없다. 그렇다면, 김미루 씨는 돼지와 사람을 같은 조건에 두고 무엇이 더 행복이고 더 보편적인가를 다시금 시험한 과장된 행위로 역시 존경스럽다.

 

 

사람의 행복이 무엇인지는 그 답이 없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 그 것인가? 물론 현재까지 보편적으로 계산되는 하나의 공식이다. 사형 직전의 사람에게 내려지는 마지막 성찬, 칠흙같은 어둠에 갇힌 사람에게 다가오는 구원의 신호는 그 어떤 지상 최고의 안락함보다도 몇 수백 수천 아니 그 이상의 행복을 가져다 준다또 아홉 명의 바보가 행복해 하고, 한 명의 소크라테스가 불행해 하면, 그 것은 그 열 명의 행복인가 아닌가?

 

 

생각하는 인간, 우리가 진정으로 행복이 무엇인지 찾고 또 스스로 행복한 활동과 예술의 순간을 맞이 하시길…… . 어쩌면 행복하다고 느끼는 그 순간이 행복이고,  그 기회를 여러 번 맞이하도록 매일매일 노력하는 소시민의 삶 자체가 행복이고 예술이 아닐까요?

 

 

( 돈이 없다고 너무 낙담하지 말고, 많아도 행복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이고, 건강하지 않다고 너무 실망하지 말고, 나쁜 고질병이 있어야 오히려 자만하지 않고 노력하며 오래 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