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이 필 때(고명)
목련이 필 때
고 명
누가 거기
맺힌 그리움을 터뜨리고 있는가
느닷없이 귓볼
달아올라 달아올라
눈을 감으면 희미한 옛이름의
향기가 몰약처럼 퍼져 온다
하얀한 꽃그늘 가버린 날들이여
구름구름 피어올라
피어올라 날고 있는가
비 그친 봄하늘을
목련이 피는 봄!! 우리는 무얼 했나요? 아니, 해야 하나요?
봄은 청춘이요, 희망의 계절!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 새싹과 꽃이지요.
개나리와 벚꽃이 화려한 즐거움을 노래한다면, 진달래는 은은함과 끈기를 노래하고
복사꽃이 봄의 환상을 노래한다면, 이 목련은 우아하고 감수성 풍부함을 노래하지요.
정원에서도 순수한 백색과 자색으로 봄을 인도하고, 고상하고 풍부한 감성을
일으키고 또 목련이 질 때는 그 절망을 넘어, 생(生)의 섭리를 깨우치게 해주지요.
아주 작은 보랏빛 제비꽃도, 분홍빛 꽃잔디도, 이름모를 꽃들도 모두 아름답지요.
중년을 넘는 분들은 아름답고 우아한 봄의 추억을 더듬어 보시고, 묘령의 분들은
이 목련이 이끄는 우아하고 고상한 봄을 느껴보시길…… .
수년 전 찾아 헤매이던 흰색 블라우스와 검정색 치마의 목련을 다시 찾아 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