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대사와 사명당의 누렁 소와 검은 소(퍼옴)
어느 날 서산대사와 사명당께서 길을 나섰다.
잠시 쉬기 위해 앉아있는데 누렁 소와 검은 소가 한가로이 낮잠을 자고 있지 않은가.
슬며시 마음이 동한 사명당께서 스승인 서산대사께 여쭈었다.
“스승님 누렁 소와 검은 소 둘 중 어느 소가 먼저 일어날지 주역 궤를 한번 빼볼까요?”
“좋지.”
궤를 뽑아보니 불〔火〕자가 나왔다.
“스승님 누렁 소가 먼저 일어날 것입니다.”
“글쎄, 아닐걸” ‘걸’자가 끝나기도 전에 검은 소가 먼저 일어났다.
“이상하다. 분명히 불〔火〕자가 나왔는데, 어째서 검은 소가 먼저 일어난 것입니까?”
“불은 원래 검은 연기가 먼저 피어 오르고 그 다음에 불꽃이 이는 거지.”
사명당께선 속으로 스승의 지혜에 탄복하셨다.
그러던 어느 늦가을, 두 분은 다시 먼 길을 떠나게 되었다.
해는 뉘엿뉘엿 넘어가고 곧 어둠이 깔리기 시작할 때쯤 피곤에 지친 그들 앞에 외딴 초가가
나타났다. 두 분은 주인께 하룻밤 쉬어가게 해달라고 청했다.
사람 좋은 주인은 방을 내어주며 쉬게 하고 부인에게 배고픈 나그네를 위해 저녁 식사를
준비하라 했더니 부인은 조금 남은 밀가루로 국수를 만든다고 하였다.
늦은 저녁식사를 기다리던 사명당께서 스승에게 다시 여쭌다.
“스승님, 저녁식사를 기다리는 동안 오늘 저녁으로 뭐가 나오는지 맞혀볼까요?”
“좋지.”
“뱀〔巳〕자가 나왔으니 틀림없이 국수가 나올 겁니다.”
“글쎄, 아닐걸.”
“이번엔 맞을 겁니다.”
그러나 저녁식사로 나온 건 수제비였다.
주인아낙이 조금뿐인 밀가루에 물을 많이 넣어 질어졌으나 밀가루가 더 없어서 할 수 없이
수제비를 만들게 된 것이다.
“이상하다. 어째서 틀렸을까?”
“그건 봄·여름에 그 궤를 뽑았으면 국수지만 지금은 뱀들도 땅에 들어가 동면하는 계절이
아니냐. 그러므로 길지 않고 동글하게 말아서 동면하니 국수가 아니고 수제비니라.”
사명당께선 진심으로 스승의 지혜에 탄복했다.
거실에 걸려있는 달마대사
액자 속 한문이 무슨 뜻인지? 가르침을 부탁합니다!
'위트유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과 나무에 사과는 몇 개? (0) | 2011.08.06 |
---|---|
한 여직원 (0) | 2011.07.21 |
사망신고 (0) | 2011.06.30 |
공부에 대한 명훈 30훈 (0) | 2011.06.28 |
어떤 철학시험 (0) | 2011.06.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