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봉사활동

 

 

 

 

                               출처 [따뜻한 하루 2016 429일자]

 

 

   저희 집은 제가 고등학생 때만 해도 평범한 중산층 가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온 나라를 휩쓸던 1997 IMF의 태풍으로

  
아버지가 운영하던 작은 공장을 결국 파산에 이르렀고,
  
평생 전업주부로 살아오신 어머니는 파출부로 일하셔야 했습니다
.

   
아버지는 채권자들을 피해 노숙인이 되어버렸습니다
.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됐습니다
.

  
그렇게 힘겹던 시간이 지나고 저는 가정을 꾸렸고
,
  
지금은 어머니를 모시며 살고 있습니다
.

  
그런 어머니는 언제부터인가 노숙인들을 위한 자원봉사를 하십니다
.
  
때로는 저희 아이를 데리고 자원봉사 일을 하시는데

  
혹여, 비위생적인 환경이 아이에게 해가 될까 싶어
  
어느 날 나도 모르게 어머니에게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다음날 어머니는 당신이 자원봉사하시는 시설에

  
저를 데려가더니 구석진 자리에 저를 앉히시고,
  
식판에 밥을 떠 주시면서 말했습니다
.

   "
거기가 네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식사했던 자리다
.
  
사업이 망하니까 친척도, 친구도 모두 네 아버지를 버렸는데

  
유일하게 네 아버지를 받아준 곳이 여기야
.
  
난 여기서 밥을 먹는 이 사람들이 더럽고 불쾌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
  
그저 불쌍한 사람이라는 생각만 드는구나
."

  
전 울컥하는 마음에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
  
그 이후 어머니의 자원봉사에 한마디도 불만을 표현하지 못했습니다
.
  
그때부터 저는 가끔 어머니를 따라서

  
아내와 함께 자원봉사를 하러 나가곤 합니다.

 

   우리를 가로막는 장애물은
  
눈에 보이는 것들이 아니라 내면에 어느 순간부터 생겨난
  
편견과 부정적인 시각 일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만큼은 따뜻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내 주변 사람들을 긍휼히 여겨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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