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화의 숯불가마
울산에 내려온 지 어언 수십 년이 흘렀다. 참 좋은 곳이다. 수십 년을 여기서 돈 벌고 가정을 꾸리고
살아왔다. 물론 앞으로도 계속 살 것이다. 이제는 고향이다. 천곡에서 차로 20분 가면 모화 봉서산
기슭에 거의 십수 년째 가는 숯불가마가 있다.
정말 일주일에 쌓인 모든 스트레스를 날려 주는 곳이다. 칠십중반 사장님이 처음에는 은행에 다녔고
이곳에 오면서 농업을 하고 조합장도 되고 돈도 모으고 2002년부터 봉서산 기슭 이곳에 황토로 8개의
토굴을 만들고 그리고 참나무를 때 황토굴에 열을 주고 그 열로 찜질을 한다.
물론 10 년전보다는 한번에 때는 참나무의 량도 줄었지만, 심신의 건강을 유지하고 지금껏 살아오면서
주말마다 가는 곳이다. 식당도 없어지고 샤워시설도 없지만, 산속에 몇 년전에는 저수지도 생겨 경치가
너무 좋다. 한 몇 분여 굴에서 땀을 내고 밖으로 나와 높은 곳에서 앞산과 저수지를 바라보며 하늘과 구름
새소리를 보고듣다 보면 아무런 생각이 없어진다. 잡념이 없어진다. 이것이 제일 좋다.
그간 많은 사람도 만났지만 요새는 이용객도 줄어서 연중 무휴로 하던 것이 이제는 일주일에 토일월만
하니 잘아는 매니아들이 주로 찾고 그러나 새롭게 오는 사람들도 제법된다. 뭐 세상사 별난 것이 있나?
아무리 좋은 곳이라 한들 제약이 많다. 비싸거나 멀거나 사람이 많거나 주변에 뭐가 불편하거나 그렇다.
맛있는 먹거리를 소개하는 방송을 보면, 사실 제일 맛있는 것은 어머니가 정성스럽게 해주는 음식이고,
만드는 과정이 보이지 않는 것, 배가 고플 때 먹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배부르고 아파서 갈수 없다면
산해진미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이 세상에 산해진미는 따로 없다.
이곳 모화 숯불가마가 그렇다. 집에서 가깝고 경치도 좋고 돈도 몇 푼 않들고 거기다 황토에 참나무를 때고
깨끗한 산속 공기가 이만한 곳이 없다. 그간 들은 암을 고쳤다느니 또는 무슨 중병을 고쳤다는 얘기는 거의
다 거짓이다. 그럴 리가 없다! 그 말이 사실이면 병원이 필요 없다는 말인데! ㅎㅎ 온도가 처음에 들어갈 때
벽 기준으로 거의 150 ℃를 넘을 것이다. 제일 첫 불에는 너무 뜨거워서 땀도 않나고, 한 1 분 내외 길어야
3 ~ 4 분이다. 바로 뛰쳐나와야 되고 그러면서 차차 식는다. 장작을 얼마나 때느냐에 달려 있다.
이러한 찜질의 효과를 생각하자면, 어느 정도의 혈액 순환 개선이다. 몸을 고온에 굽는다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체온이 올라가고 피부 조직, 혈관과 세포 등이 열에 의해 활성화되고 자연스레 땀이 나면서
열을 식혀주고 특히 피부 조직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탄력이 증가하고 증가할수록 혈관과 모세혈관의
탄력도 증가하여 혈관벽의 이물질에 막힌 노폐물을 제거하여 혈액의 흐름을 빠르게 한다. 그러면 먼저
효과를 보는 것이 가장 피로를 먼저 느끼는 눈이다. 침침하던 시야가 맑아지고 또 어깨와 무릎, 허리와
관절의 모세혈관도 노폐물이 걸러지고 통증이 없어지고 시원해진다. 쉽게 말해 고여 있던 탁한 피가
없어지고 산소가 많고 영양 풍부한 피가 오니 그렇게 됩니다. 그런데 며칠 지나면 원래 대로 돌아오니
반복적으로 찜질을 하면 혈액순환과 건강개선에 효과가 있고 운동을 주기적으로 하면 됩니다.
3 년전에 충격 후 요통이 악화됐고 너무 아파서 MRI, C/T를 찍으니 수술을 받을 정도는 아니고 약간의
디스크와 압착의 소견이 있지만, 아직 뼈간격도 좋고 나이 평균은 되니 그냥 2박3일 입원하면서 치료를
하란다. 이틀 소염제와 항생제가 투여됐다. 3 일후 퇴원했지만 움직이는 일을 하는데 여간 조심스런 것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허리복대를 차고 일하면서 땀도 많이 흘렸다. 그런데 결국에는 시간을 두고 서서히
낫는 것이 요통인지라 다행이 이 숯불가마를 더욱 주말마다 찾았고 특히 제일 처음 가마를 열 때 들어가
뜨거웠지만, 허리를 걷고 찜질을 했다. 1 개월 지나면서 통증이 사라졌지만 계속 유지하고 늘 조심스럽다.
살아오면서 몇 차례 고비도 시련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버텨왔다. 특히 14 년전 실직은 정말 큰 고통이었다.
그때도 이곳을 찾았다. 단지 뜨거운 곳에서 수건을 둘러쓰고 버티면서 땀을 내고 밖에 나와 시원한 공기와
자연을 벗삼는 것에 아무런 잡념이 없었다. 별 생각이 안 들었다. 지금도 그 맛에 여기를 찾는데 이제는
뭐 특별히 좋거나 나쁘거나 한 것도 없다. 자신에게 가장 좋은 것은 돈과 시간을 주고 찾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가장 편안하고 즐거운 곳이 바로 그곳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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