服從(복종)

 

                                                             한용운

 

 

남들은 자유를 사랑한다지마는, 나는 복종을 좋아하야요.

 

자유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당신에게는 복종만 하고 싶어요.

 

복종하고 싶은데 복종하는 것은 아름다운 자유보다도 달금합니다.

 

그것이 나의 행복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나더러 다른 사람을 복종하라면,

 

그것만은 복종할 수가 없읍니다.

 

다른사람을 복종하랴면, 당신에게 복종할 수가 없는 까닭입니다.

 

 

 

 

 일주일만에 집에 돌아왔다. 이 곳은 굵은 비를 또 맞는다.

 간밤 노변 차속에서 맞은 굵은 빗소리가 아직도 귓청을 때린다.

 오랫만에 시원하고 통괘했다.

 

 이른 아침 유리창을 갸날프게 어떤 때는 세차게 때리고

 베란다 우수관을 따라 흘러내리는 물소리는 아주 어렸을 적

 뇌리속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참 푸근하고 정겨워 진다.

 

 복종하고 싶은데 복종하는 것은 아름다운 자유보다도 달금하다고 

 그랬다. 시에 맞춤법이 틀린 곳도 있는데, 詩語이다.

 만해의 증도가 가운데 굵은 비 내리는 오늘 아침은

 왠지 복종이 와 닿는다.

 

  아름다운 자유보다는  행복한 구속이 따르는 달금한 복종을 하고 싶다.     

  삶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성취하는 것보다는 달금한 복종을     

  하고픈 님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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