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 훈련

 

 

좀 웃겨서 또 퍼왔습니다. 좀 길고 지루할 수도 있지만...... .  강원도 강릉지방 사투리 입니다.

 

  

 

 

그날은 저울기래 그런지 되우 추웠다.

(그날은 겨울이라서 그런지 매우 추웠다)

새복(새벽) 일찌거니 실시된 예비군 비상소집에 응하여

떼가리르(떼를) 제(지어) 댕기더거 00에 본부를 두고 있는

00훈련단의 점검을 받고 해산 할 예정이었다.


비상소집에 응한 예비군 병력이 훈련장에 마커 집결했다.
하늘이 점차 뿌옇더니 동쪽하늘이 벌써 하얗다.

니 내 할그 읎이 치신이 말이 아니다.

(너 나 할 것 없이 모양새가 말이 아니다)

곧 도착하는 지단장의 한 말씀만 들어주믄 끝이 난다.
대충 동대별로 대오를 맞추었고 연단엔 마이크가 설치되었다.

훈련장 입구쪽에서 뿌연 문데비(먼지)르 일으키미

찝차 하나가 쏜살 같이 달레오고 있다.
지단장이다. 갑자기 차가 멈춘다.

훈련장 배깥에서 몸으 뇍인답시고 소주르 들이제켄 세 사람이

칼빈 소총을 까꿀루(거꾸로) 울러 메고 어슬렁어슬렁

걸어 들어오더거 지대루 걸렌 기다.

안그래도 말 안듣는 예비군들인데 지단장으로서는 시범케이스로

뽄때르 보예 줄 기회르 잡은 기다. 찝차에서 네렌(내린) 지단장 이마의

말똥 세개가 아침햇살에 유난히 반짝이고

술냄새가 풀풀거리는 세 사람은 연단 앞으로 끌레 나왔다.
우터 될 긴지 모두들 숨두 안쉬고 있는데

연단 마이크르 지내 양짝 스피커에서 나오는 지단장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다. 

 

"이봐! 어느 동대 소속이야!!"

 

"......"

 

"00동대장! 이리 나와봐요!!"
이사람들 00동대 소속 맞아요?"

"네! 그렇습니다."

"나 원 참, 이래가지고야"

"내거 말이야, 날씨가 춥고하니 아침에 한잔한 그 꺼정은 이해할 수 있사
그래도 훈련나왔으믄 지대루 받어야지
이봐! 두 사람은 들어가고 당신은 안 되겠어
신발이 그기 머이나?"

세 사람 중 두사람은 들어가고 한 사람만 남았다.
그 사람은 복장마저 불량하였던 기다.
군화 대신에 구두르 신고 나왔으니,
그긋두 뿔찌레(붉으레)한 단화르,
우째믄 그 사람의 복장불량 택에 두 사람은 살어남은 기고

"이보우, 00동대장! 이사람 오늘 불참처리 하서요"


".........."


"당신 말이야, 증신머리거 틀레 먹었사,

그래 가지고 즌장나믄 우터 할려고 그래?
아니, 구두 신고 즌장할 기야? 비상훈련이 머이나?

지선(즉시) 즌장연습이란 말이야!"

말똥 세개는 한참으 열올리고 있었다.
그러나 예비군은 강산만 바라보고 있다.

구구(생각)가 있었기에   ? ? ?

"지단장님! 지거 한 말씀 드레도 되겠사요?"

"머이야? 말해봐!"

그사람은 마이크 가차이 다가스더니 목청을 한 껏 돋운다.
"난 도대체 지단장님께서 우터 육군대령이 되었는지 알다가도 몰르겠사요"

"? ? ? ? ?"
얼음장 같던 장내가 잠시 웅성거리더니 다시 조용해진다.

"이보서요, 지단장님! 오늘이 무슨 훈련입니까? 비상훈련입니다,
지단장님 말씀대로 비상훈련은 지선 즌장옌습입니다!
적이 쳐들어 오는 그르 막는 그래니까, 전투에 투입되는 옌습 아닙니까!
다시 말해 오늘 새복에 즌장이 난 기래요"

"? ? ? ? ?"

"겐데 말이래요,  우리집은 어제 이새르 했사요,
안죽 이샛짐 정리도 모하고 내거 이 새복에 즌장하러 나온 기래요,
그래요 난 내 워커가 어데 쳐백헤 있는지 상구두 몰러요"

"! ! ! ! ! ! !"

"겐데요, 맨발이믄 우떻고 운동화믄 우때요?
아니 빤쓰바람이믄 우때요? 눈꾀비(눈꼽) 죄 튿으미 달레나와

소총 울러메고 내 참호에 거총하는 기 중하지 않소?
내 온 아츰(오늘 아침)에 그런 각오로 나왔사요. 이그는 표창감 아이래요?
내거 그깐늠어 신발 때밀에(때문에) 오늘 이 즌장에 기피하는 기 좋겠사요?
글쎄요 불참처리 하실라믄 하서요! 돌어갈 거니요. "

그 사람의 열변은 계속되고 있었다.
예비군들의 박수소리가 요란시룹다.

옳소!  화이팅!!   멋쟁이!!!   와~ 와~ 와~

말 그대로 말똥 세개의 지단장이 코너에 몰리고 있능기다.
아니, 어처구니 읎고 기가 맥히다는 푀정이 틀림읎다.
그러나 지단장도 말똥 세개르 그낭 달은 기 아니었다.
그 또한 멋진 박수르 받은 기다.

"히야, 이사람 대단하네! 내 원 참,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멋쟁이야! 내거 졌사!!,  이정도 배포믄 괴뢰군도 꼼짝 모하겠사.
여러분 우때요?  이사람도 봐줄까요? 봐 줍시다! 용기가 가상하니"

훈련장에서는 더 큰 박수가 터제나오고,
말똥은 예비군의 어깨르 툭 툭 쳤고,

그 예비군은 힘껏 말똥에게 겡례르 붙이고 있었다.

"총(충)~~~ 성~~~~~"

그들은 그렇게 둘 다 이긴 기다.
내거 알기로 그 예비군은 전날 이새한 사실이 읎다.

 

 

말도 않되는 얘기 같지만,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나도 홍천 11사단 13연대 2대대에서 소총수로 27개월 근무했습니다.

그래서 각개 전투와 분소대 전투 및 행군은 더 말할 필요 없습니다.

동원 예비군은 대학에서도, 직장에서도, 그리고 위 처럼 지역에서도 받아 봤는데,

정말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모인 군중심리는 한 마디로 개판 오분전이지요.

ㅎㅎ 아무리 젊잖은 사람도 여기 와서는 모든 게 풀리고 이상하게 동화되지요.

 

그래도 유사시에는 현역 못지 않지요~~~~~~ 

예비군 훈련에서 각개전투와 분소대전투 훈련하는 것 당연한 거 아닌가요?

위장 및 지형지물 이용, 응용 포복, 철조망 및 지뢰지대 돌파, 화생방 구역돌파

횡대 및 종대 대열, 돌격

제식훈련, 사격 등등 ㅎㅎㅎ 열씨미 하시라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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