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강의 시간에 농담해도..“왜 웃지?” 어리둥절

 

국내 한 대학교의 강의시간. 한 교수가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영어전용 강의다. 지루한 시간이 이어지자 교수가 영어로 농담을 건넨다. 몇몇 학생들만 웃을 뿐 대다수는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영어 농담을 알아듣지 못했기 때문. 11일 카이스트한상근 교수가 "앞으로 모든 강의는 우리말로 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각 대학에서 실시하고 있는 영어전용 강의의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 학기 동안 영어전용 강의를 들었지만 수업의 절반도 이해하기 힘들었어요. 저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친구들도 그랬죠." 한양대학교 행정학과에 재학 중인 박 모(27)씨는 "영어전용 강의는 영어도 전공수업도 못배우게 한다"며 영어전용수업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 박 씨는 "전공내용을 배우려 신청한 수업인데 영어 배우기에만 급급한다"면서 "영어 강좌를 한 학기 내내 들어도 영어 실력은 제자리"라고 말해 큰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졸업할 때까지 의무적으로 들어야 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듣는다"고 덧붙였다.

고려대학교에 재학중인 김 모(25)씨도 "영어 강의를 이해하기 위해 녹음까지 해가며 들었다"며 다듣고 나니 뭘 배웠는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영어를 잘하는 몇몇 학생만 수업을 잘 따라갈 뿐이다"라고 말하면서 "수업이 끝나면 다시 우리말을 쓰기 때문에 큰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영어 전용 강의를 듣는 학생들 뿐 아니라 수업을 가르치는 교수들도 잇따라 나서서 영어 수업의 효용성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이하 민교협) 공동 회장 장시기 동국대 교수는 "영어 강의를 진행해 보면 외국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만 잘 따라올 뿐 대부분의 한국 학생들은 힘들어 한다"면서 "살아남는 학생들만 살아남는 식이고 편차가 크다"고 말했다. 카이스트의 한 교수는 "일정 수준 준비가 되지 않은 학생들에게 전과목 영어 강의는 '체계적인 고문'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전공 실력을 탄탄하게 갖춘 뒤 영어 실력을 키우는 게 진정한 교육이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한국 대학 연구소의 한 관계자도 "학생들이 영어 강의를 들을 준비가 전혀 안돼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효과가 별로 없다"고 답했다. 이 들은 영어 전용 강좌의 효용성이 크지 않은 데도 대학들이 저마다 영어 수업을 졸업을 위해 강제로 듣게 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 민교협 장시기 교수는 "일부 영어 관련 학과는 필요할 수는 있지만 모든 학생들이 몇 학점 이상을 들어야 한다는 식의 강제성 교육은 지양해야 한다"면서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해서 들을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대학 연구소 관계자도 "강제로 영어 강의를 듣게 할 것이 아니라 질 좋은 강의를 많이 만들어서 학생들이 필요한 과목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영어 전용 강의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교수들은 '모국어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장 교수는 "교육은 그 나라의 모국어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어는 학문을 배우기 위한 수단일 뿐인데 영어 강의가 모든 학문을 '영어회화 수업'으로 만들면서 대학 교육을 질적으로 하락시킨다"고 말했다. 서울대 컴퓨터 공학과 이광근 교수도 "모든 학문이 오리지날을 능가하는 것은 항상 어머니의 혀(모국어)로 달성된다고 한다"면서 "영국과학 기술은 라틴어나 불어로 꽃피지 않았다"며 모국어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학교다닐 때, 어학연수 다녀온 친구들이 알게모르게 부러웠는데, 80년 중후반에는 돈도 있고

여유도 있어야 가능했던 얘기. 영어시간에 몇몇 친구가 교수랑 대화하고 웃고하던 생각이..... 

지금도 별로 크게 바뀐 것은 없으나, 영어 울렁증이 조금 사라진 것에 만족..... .

 

뱁새가 황새를 따라갈 수 없듯, 쟤가 전공도 영어강의를 하니, 나도 해야된다는 것은 아주 잘못.얘기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다.

전공은 알기쉽게, 세세하게, 온갖 열정을 쏟아부어야 되는데...영어때문에 교수와 학생이 소통이 않된 데서야, 공자가 보면

아주 가관이라(?) 할 것 같다.지나친 만능주의 경쟁주의는 그 본질을 망각하게 되고, 결국에는 실패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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