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민(悶悶)의 정치
기정민민 (其政悶悶) 기민순순 (其民淳淳)
기정찰찰 (其政察察) 기민결결 (其民缺缺)
그 정치가 두리뭉실하면 그 백성이 순박해 지고,
그 정치가 날카로우면 그 백성이 까다로와 진다.
민민은 애매한 모양, 흐리멍덩한 것, 찰찰은 반대로 날카롭게 또렷또렷한 모양을
뜻합니다. 순순은 순박하고 순수한 것, 결결은 파손된 모양, 즉 순박성이 상실된다.
도덕경 58장 민민의 정치 첫 문장입니다.
논어는 공자와 그 제자 간 대화를 저술한 것으로 시대 및 정황이 뚜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도덕경은 노자가 지은 것으로 추정하고 그 생몰년대도 모르고,
시대정황이 불투명하여 해석도 고증도 어렵지 않나 생각됩니다. 공자의 仁 사상은
동양과 우리나라 문화전통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고, 도덕경은 無爲自然 도교사상의
이념으로 오늘날에는 처세술로 일독을 권할만한 책입니다.
오늘날에도, 국민을 편하게 순박하게 만들 수 있는 정치를 할 수 있을까요?
오히려 까다로운 국민으로부터 정치가 날카롭게 불공평해 지는 경우가 더 많지요.
말(斗)로 곡물을 팔 때, 말 위에 우수리를 그대로 두고 파는 상인은 비록 좀 손해를
보더라도 손님은 그 만큼 순수해 지고, 기분이 좋아져 다시 찾지요. 내가 친구에게
진실로 대하고 편하고 익숙할 때, 그 친구도 순박하고 진실로 대하게 되지요.
한 글자 마다 해석에 따라 백점도 되고, 심지어 영점도 될 수 있으므로, 순수 독자인
나도 의미만 취하고 그냥 읽는 것으로 만족할 뿐입니다. 그 정치가 두리뭉실하면
그 백성이 순박해 지고, 그 정치가 날카로우면 그 백성이 까다로와 진다. 그런데
여기서 정치를 주체인 나로 바꾸고, 백성을 객체인 너로 바꾸어 문장을 다시 쓰면
내가 두리뭉실하면 네가 순박해 지고, 내가 날카로우면 네가 까다로와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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