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의사(蜜蟻絲)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어지러운 세상을 주유천하할 때 일이다. 중국이 분열되어 갖가지 나라와     

     사상이 난립할 때(제자백가), 제나라 한 고을의 뽕나무밭을 지나면서 나무 위에 두 처자를 보았다.     

     한 처자는 아주 곱고 예뻤고 또 반대편 처자는 너무 얼굴이 못생긴 박색이었다.

 

 

     얼마나 못생겼는지 공자도 그만 탄식하며 “에이구, 어찌 저리도 박색일꼬!” 하며 혀를 차고 말았다.     

     그런 말을 들은 그 못생긴 처자는 깔깔깔 웃으며 “어려운 일 생기면 다시 나를 찾아올 껄.”     

     그러나 공자는 콧웃음 치며 “내가 무슨 일로 너를 다시 찾을꼬?” 하며 그 곳을 떠나갔다.

 

 

     길을 가다가, 어느 고을에서 마치 공자의 행렬이 난을 피해 도망치는 역도로 오해를 받아 그 관아에     

     끌려가 문초를 받았다. 제가 노나라 사람 공 아무개요 아무리 말을 해도 아는 사람도 없고 오히려     

     역도로 몰려 죽을 판이었다. 그런데, 하도 주장하고 억울함을 호소하니 결국 '당신이 그 공자라면      

     내가 내는 문제를 풀것이다!' 하며 일주일을 줄테니 구곡주(九曲株 아홉개 굴곡이 있는 구슬)    

     실을 꿰어야 하는 것이었다. 만약에 꿰지 못한다면 모두들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웠다.

 

 

     제자들과 머리를 짜내 실을 꿰려고 갖은 노력을 다했지만 시간만 지나가고 답답한 지경이었다.     

     공자는 목숨이 위태로와지자, 문득 그 뽕나무밭 박색인 처자가 떠올랐다. 결국 일행 중 한 명을     

     그 처자를 만나기 위해 보냈는데, 사과를 하니 그 박색인 처자가 땅바닥에다 밀의사라는 세글자만     

     써놓고 웃으면서 제일 윗사람에게 전하면 알 것이다 그랬다.

 

 

     제자가 도착하여 밀의사라고 쓰니 드디어 공자가 무릎을 탁 치며, 개미 허리에 실을 묶고 반대편     

     구멍에 꿀을 발라 결국 개미가 구곡을 통과하면서 자연스럽게 실을 뀄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일을     

     겪게 되면 많은 것을 깨우치게 되지요.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선생님께 들은 얘기가 문득 떠오릅니다.

     이러한 일화는 실제로 있었는지 아니면 교육적으로 지어낸 얘기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어쨌든 도덕경에 보면 "천하가 모두 미가 미임을 알지만, 이는 악일 뿐이고, 모두가 선이 선임을 알지만

      이는 불선일 뿐이다." 보편타당하게 본다면 아름다운 것은 아름다운 것이지만, 실은 아주 악한 것일 수도

     있다. 또한 악한 것은 악한 것이지만, 실은 선한 것일 수도 있다는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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