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카드 한 장

 

 

 

  운전면허증 1종보통은 한국에서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다. 각종 자격증, 플라스틱에 사진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또 어떤 것은, 용도를 달리하면 마그네틱 인식 카드가 들어 있는 것도 있다. 너무 흔하다못해 있으나마나 한 것도 많다.

  그런데 살펴보면 필요에 따라 우리에게 와닿는 느낌은 천차만별이다. 2010년 전북 완주에 차사순 할머니(당시 69세)는 운전면허증을

  960번 도전만에 땄다고 한다. 누구처럼 주행에서 한번 떨어지고 두번째 한달여만에 딴 사람도 있고 또 어떤 여성분은 단 한번에 3가지

  모두 합격한 사람도 있다. 차할머니에게 운전면허증은 행복으로 가는 카드일 수도 있다. 또 면허를 상실한 사람에게도 큰 의미로 다가오는

  것처럼 처한 상황에 따라 의지나 느낌도 다르고 그 쓰임도 다양하다고 할 수 있다.

 

 

  국제적으로 미국NACE(국제부식기사협회)에서 인증하는 도장인 자격증이 있다.(NACE CIP LEVEL 2) 선박이나 해양 플란트, 건설

  등 산업현장에서 페인트 도장에 관련한 교육과 시험과정을 통해 도장검사자나 시공자 자격을 인증해 주는 것이다. 그런데 보통이라면

 조금만 신경쓰면 큰 어려움 없이 할 수 있는 갱신을 그만 과정의 오류로 인해 아주 어렵게 거의 포기할 뻔하다가 성공했다.

  먼저 3년전 머리를 싸매고 솔로몬 독서실에서 밤12시까지, 주말은 모두 반납하고 700 여 페이지를 넘는 영문과 두 달여 씨름했고

  그리고 일주일 숙식하며, 쥐 나게 영어로 강의 듣고 질의응답하며 가위 눌리듯 따낸 시간이 떠오른다. 절대 다시는 못한다!!!

 

 

  3년마다 갱신하고, 그 기간 경력사항을 홈피를 방문하여 만료전에 양식에 맞춰 기록하는, 갱신신청서를 작성하고 최종적으로 비용을

  카드결재하면 된다. 그런데 영문을 읽고 또 경력사항도 마찬가지로 영문으로 쳐야 되고 기간과 점수 그리고 확인사항과 메일주소 등을

  작성해야 되는 그 절차는 이미 관련 기업이나 업계에서는 매뉴얼(절차)화 되어있다. 올 1월에 자격갱신통지서를 받았는데 마침 외국에

  있었기에 따로 정보를 얻을 방법이 없어 신중을 기할 참이었다. 그전에 갱신한 사람들이 A4 용지로 수십장되는 매뉴얼을 보던 기억이

  언뜻 나서 지인들을 통해 얻으려 했지만 국제전화나 메일로는 쉽지않아 그냥 해보기로 했다.

 

 

  홈피계정에 로그인하여 갱신신청서를 클릭. 한 페이지씩 읽고 체크 작성하면서 언뜻 경력을 잘쳐야 된다는 경험자 말이 떠올라

  지금까지 20년 가까운 경력을 영문으로 최근부터 다 쳐넣었다. 그리고 일단 저장하고 다음날 또 수정하곤 했다. 전체탭에서

  각 페이지마다 공란이 없으면 노란색 또는 빨간색에서 녹색으로 바뀐다. 모든 페이지가 녹색으로 바뀐 뒤 맨 뒷페이지에 모든

 정보가 사실과 다름없으며 허위일 때는 징계절차에 들어간다는 문구도 있고 또 도장자격자로서의 선서 사항 등이 있다.

  그래도 안심이 안돼 저장하고 한번 더 국제전화로 경험자에게 물어보니 경력을 잘 작성하고 마지막으로 날짜를 넣고 제출(Submit)을

  클릭하면 된단다. 일을 마치고 드디어 저녁 무렵 다시 계정을 열고 모든 페이지가 녹색으로(완료) 바뀐 다음, 제출을 클릭하니

  자동으로 '신청서 제출에 감사드리며 최대한 빨리 진행하겠습니다. 6 ~ 8 주 소요되고, 확인을 위해 계정에 들어가면

 진행 사항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문구가 이메일로 전송됐다. 홈피에 다시 들어가니 담당자검토 단계였다. 드디어 모두 끝났고

  기다리면 되겠다. 며칠 뒤 다시 들어가도 담당자검토 단계였다. 그래도 시간이 걸리겠거니 생각하며 바쁜 일정으로 잊고 지냈다.

 

 

  어느덧 한달이 되어 만료일 3월31일이 지났고, 신청서를 접수했으니 기다리자 생각했고 4월말에 이르러도 계속 담당자검토였다.

  이상하다 생각되어 홈피를 통해 현재의 상황에 대한 질의를 보내니 역시 자동응답회신이 왔다. 질의에 감사드리고 24시간이내

  담당자가 회신을 주겠다는 내용을 끝으로 또 감감 무소식... 참 이상하다! 미국이란 나라가 행정이 의외로 느리다는데 이런가?

 

 

  5월초에 다다르자,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3년전 같이 자격증을 딴 지인에게 전화하니 청천벽력이었다. '어! 나는 3월중순 성공적으로 

 갱신이 완료됐다는 메일과 함께 자격증을 벌써 받았어. 그러니 빨리 그때 주관한 곳에 협조도 구하고 NACE에 메일도 보내

 확인하라' 는 질책과 격려였다. '이런!! 그 만큼 신경 쓰고 한달 전에 신청서를 접수했고 회신을 받았는데......'

 

 

  3년전 주관했던 단체에 전화하여 상황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고 또 열흘전 NACE에 보낸 메일을 첨부하여 보냈다. 담당자는

  그 메일을 NACE 관련자에게 보냈고, 갱신 관련 담당자와 연결되었는데, 회신 왈 '언제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다. 계정을 두 개나

  만들었는데 양쪽 모두 다 갱신신청서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시 메일을 보내기를 '두개 중에 하나를 삭제하고 그리고 잘모르지만

  그 절차중 아직 비용 입금을 못했다' 는 내용과 이미 만료 한달전에 보냈으니 확인과 협조를 부탁한다는 내용을 보내니 담당자 왈 다시

  신청할 수 있도록 계정을 수정해주겠다는 답신. 그리고는 바쁜 일에 마무리를 하며 기다렸는데...... . 또 보름이 흘렀다. 다시 홈피계정에

  들어가도 더 이상 할 것이 없다. 홈피 신청서는 그냥 계속 담당자 검토단계에서 멈춰 버린 것이다.

 

 

  그사이 귀국하여 가족과 재회도 잠시. 다시 한국 주관 담당자와 아직 진행이 않되고 있으니 한번 더 부탁한다니, 사정을 알기에

  미국 담당자와 연결시켜 준 것이고 갱신은 저희와 관계가 없으니 직접 해보라는 내용과 또 하나 혹시 잘못되면 다시 자격증

  준비 및 과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미가 풍기는 문구...... . 다시 한 번 미국 담당자에게 메일로 이틀 연속으로 보냈으나

  회신이 없고 수신확인도 않된다!!! 이런! 무시하는 거야! 뭐야!!! 불만에 가득찬 표정으로 아이들을 대하고 그리고 아내를 대하니

  무슨 일 있냐고 묻길래 이런 일이 있다 하니! 아내 왈 '무슨 수를 쓰더라도 전화도 하고 계속 괴롭혀서 무조건 갱신하라'

  한술 더 떠 '미국 텍사스 휴스턴까지 갔다 오세요' 라는 결의와 질책성 대답.... 맞는 말이었다. 잘못한 것이 없고 절차상 오류가

  생겼다면 결국 같이 따지고 풀어야 되는 것이 옳은 것이고 정의라 ~~~~

 

 

  다시 메일을 NACE 인증국 공용계정에 2월말 신청서제출후 받은 접수확인메일, 지금껏 보낸 메일 그리고 3년간 업무에 아주 소중했다.

  그리고 나는 갱신을 원하고 필요로 한다'는 메일을 모두에게 뿌린다는 심정으로 보냈다. 그리고 그날밤 휴스턴에 있는 협회 담당자와

  통화를 시도했다. 처음에 서너번 시도는 실패했다. 00777 1(미국) 그리고 지역 및 전화번호를 눌렀는데, 이상한 기계음만 계속 되고 

  받질 않는다. '아- 전화가 안되나~~ 지금까지 메일도 십 여회, 그리고 전화까지..'다시 확인하니 팩스번호였다! 아 그랬구나!! 

 이런 시행오차가 한 밤에 계속되었다.

 

 

  다시 전화를 거니 담당자가 없으니 메시지를 남기라 였다. 그래서 '나는 한국에서 메일을 보낸 이 아무개이다. 인증때문에 전화했다.

  다시 걸겠다!' 자정을 넘기고 1시가 되어가는 시간 또 다시 거니 드디어 받는다. 전화 내용은 메일과 같이 단 하나였다. "나는 누구이다.

  내가 보낸 메일을 확인하고 도와달라. 나는 자격증 갱신을 반드시 필요로 하고 원한다" 이러니, 저쪽에서 "오케이 오케이~~~ 미스터 리"

  그 다음에는 "새로 수정한 계정 유저네임과 패스워드는 이건데, 약간 잘못됐다" 는 얘기인데, 알파벳과 넘버가 헷갈린다...... 그래서

  "오케이! 해보겠다. 고맙다. 메일로 보내달라." 이러니 또 뭐라고~~~~~ 같은 내용 같은데...... . 역시 또 "오케이 문제없다. 해보겠다.

  메일로 보내달라. 고맙다" 하니 가장 확실히 들리는 말..... 유어웰컴, 탱큐, 바이

 

 

  그리고 전화를 끊고 메일을 확인하니, 2월말 접수가 되었는데, 경력입력과정에 에러가 발생했다. 그리고 새로운 유저네임과 패스워드를 

  보내니 홈피로 들어가 작성하라는 내용이었다. 즉시 들어가니 열린다. 해보자!!! 하고는 잠을 잤다. 다음날 다시 여니 급하다고 메일로

  20 여페이지 넘는 절차서를 보내와 거기에 기록하고 다시 인쇄하고 각각 페이지에 날짜와 서명 하고 스캔 떠서 보내란다.... 헐~~~

  그래도 해야지. 부랴부랴 열심히 했는데, 주변에 스캐너가 없는 거다.... 헐수없이 자주 가는 은행을 찾아가 지점장에게 사정을 설명하니

  해준단다. 그런데 문서보안 때문에 파일을 반출하는 과정이 까다롭고 한시간 이상 걸렸다..... . 기업의 정보보안을 위해 정보반출이 모두

  다 적절한 절차로 승인받아야 된다..... .

 

 

  이렇게 하여 26페이지에 달하는 문서를 읽고 작성하고 스캔 떠서 보냈는데, 다음날 답신 왈 '이제는 홈페이지 계정에 들어가서 다시

  입력해달라 는 것이다. 그래서 노트북 컴퓨터로 접속하니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버전이나 기타 문제로 홈피 로그인이 팝업되지

  않는다. 같이 사용했던 랩탑 컴퓨터도 동일하다. 답답했다. 지금까지 어렵게 진행했는데 또 안된다는 말인가?

 

 

  혹시나 하고, 친하게 지내는 친구에게 전화하여 홈피주소와  유저네임, 패스워드를 알려주고 접속해보라 하니 된단다. 

  내 노트북 컴퓨터와 랩탑을 동시에 번갈아 가며 쓰다가 일종의 브레이크가 걸린 것 같다. 바로 친구집에 찾아가서 또 2시간여 홈피에

  입력을 하는 과정에 지난번 미쳐 모르고 지나간 절차들이 나타났다. 그 순간 '아!!! 이걸 빼먹었구나!!!' 모든 것을 다 마치고 제출을

  클릭하니 자동으로 접수확인메일이 왔고 또 정상적으로 종료가 되니 계정으로 다시 들어가서 비용처리를 카드결재로 할 수 있었다.

  다음날 담당자 및 자동메일이 7통이나 되었고 또 3일뒤 모든 과정이 종료되었고 자격증카드를 보낸다는 내용과 늦어서 미안하는 내용의

  메일을 받았는데, 그 다음날 NACE에서 다른 사람이 서신과 카드를 스캔 떠서 미리 보내왔다. 또 하루가 지나니 특급우편으로 배달되어

  드디어 무사히 받았다.

 

 

  참! 다른 사람들은 쉽게 하던데! 이렇게 갱신도 어렵게 해서야...... 이런 생각도 들었지만......

  너무 힘들게 노력하여 거의 포기 직전에 받은 갱신이라 이 플라스틱카드 한 장이 그 순간 최고의 행복으로 들어왔다.

  참 행복했다. 다른 사람이 볼 때는 바보같은 과정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지갑에는 행복한 플라스틱카드 한 장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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