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도난마 한국경제 선택(1)
높은 산에 올라가 세상을 바라다 보면, 발아래 세상이 보인다. 어떤 때는 참 철없어 보인다. 그런데 내려오면서 그러한 호연지기는 서서히 사라지고 나는 더 철없어진다. 안중근 의사는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 했다. 바쁜 일상에 하루하루, 일년이 쏜살같이 흘러가지만 독서를 부단히 해야 된다. 정독이 있고 다독이 있다. 정독이란 처음부터 끝까지 빠뜨리는 것 없이 이해하며 읽는 것을 말하고 다독은 많은 책을 읽는 것이다. 교양을 위해 이 책은 정독할 필요가 있고 일독에 이해가 어려우면, 두번 읽어보면 좀 더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 장하준 정승일 이종태 쾌도난마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역시 선택의 문제이다.
대담형식을 빌린 수필(에세이)로써 현재 한국경제 현실과 세계적 흐름을 특히 주주자본주의(금융자본주의), 한국의 경제 유동성 위기(1997년), 유럽 및 세계경제 위기, 선순환 복지이론 등등 일정한 관점에서 얘기하고 주장한 글로 좋은 지식과 정보, 그리고 그 방향성 등 올바른 이해를 가져다주었다. 원론적인 면을 탈피한 글로 접근을 쉽게 하지만 또한 많은 지식의 부족과 공부를 하게끔 한다. 학창시절에 들었던 자기자신의 눈곱을 떼어내라는 말이 떠오르기도 했다. 관심있고 흥미로운 내용을 추려 보고 또 이해가 적었거나 관점이 다른 부분에 대하여도 적어 본다.
먼저 복지하면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으로 너무 혜택이 많으면 근로의욕이 떨어져 오히려 게을러 진다는 속설이 있다. 하지만, 선순환 보편적 복지개념으로 몇 가지 예는 현실에 잘 맞는다. 가령 사십대 중반 가장이 구조조정을 당했다면 현재 시스템으로는 9개월 정도 120만원/월 나라에서 주는 혜택이다. 게다가 아파트 담보대출까지 겹친다면 퇴직금은 고사하고 당장 먹고 살 길이 막막하다. 그러니 당연히 구조조정에 목숨을 걸 수 밖에…… . 월500만원을 받는다면 다만 350만원이라도 생활안정자금으로 받고 재취업을 위한 교육 및 훈련제도가 갖춰진다면 사회의 불안 요소가 그 만큼 사라진다. 보편적 복지정책이 필요한 선진 산업화 사회가 되었다고 본다.
둘째 재벌개혁 내지는 재벌타파는 어쨌든 산업발달 과정에서 파생된 정경유착 특혜의 하나로 생각하는데 미국이나 유럽은 더 많은 국가적 지원과 그룹의 생존을 위한 장치로 엮어져 있고 그것이 그 나라 산업의 중추가 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재벌을 해체한다면 오히려 외국자본의 먹잇감으로 전락하여 결국에는 온갖 이익만 먹고 튀는 먹튀에 불과한 투기자본에의해 국민경제와 노동안정성은 더욱 곤궁에 빠지므로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속담이 언뜻 떠오르기도 한다. 일리가 있다는 판단이 들지만 저자들은 뉴라이트적 입장에서 재벌을 옹호하고 잘못된 점을 개선하자는 취지이지만, 정의실현의 양심에서 본다면 상대적인 약자나 노동자 서민을 위한 그 공정성이나 진정성에 의문이 가는 바, 보다 더 올바른 방향으로 국가와 기업 그리고 국민의 개혁의지가 꼭 필요한 부분이다.
장하준 교수하면 케임브리지 경제학 박사이고 同대학에서 부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정승일 저자는 독일에서 정치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특히 복지정책에 대한 지식이 탁월하고 이종태 저자도 정치경제학에 대해서 전문기자이다. 케임브리지하면 세계대공황기 투자승수이론으로 경기부활을 주창했던 케인즈가 떠오른다. 그후 많은 분야로 세분화 접목되면서 현재에서도 그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솔찍히 지금은 미국의 시카고나 하바드, MIT 등의 학파가 대세가 아닌가 생각된다. 단조로웠던 과거의 시대 이론에 집착한 논리는 급변하는 오늘날에는 그 적용과 성공이 한계가 있지 않는가 그런 생각이 든다. 오늘에 맞게 과감히 뜯어 고쳐야 된다고 본다.
아울러 몇가지 관점이 다르거나 의문이 가는 사안에 대하여 적어본다. 첫째 박정희 前대통령은 군사 쿠테타에 의한 정권획득 그리고 유신독재의 장본인이면서도 결과적으로 가난하고 혼탁에 빠진 나라를 경제개발5개년 계획 및 실행, 새마을 운동 등으로 산업화를 이끌었으며 그 초석으로 80, 90년대 거쳐 지금의 부흥을 맞았다고 본다. 결국 마지막 가는 길은 부하에게 암살당하는 비운이 그 출발 군사 쿠테타와 상통한다 하겠다. 그런데 그 경제규모를 보면 1964년 1억불, 1971년 10억불, 1977년 100억불 돌파 그리고 그 이후 1983년 200억불 이래로 최근 2011년 5552억불 무려 50배에서 50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것은 성인과 초교생과의 차이 이상으로 몸도 정신도 그만큼 수백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그러므로 박정희가 오늘날에 살았다면 더 잘했을 것이다 라든지 그때의 제도나 의지로 지금에 정치경제를 하면 이라든지 하는 추측은 어리석은 것에 불과하다. 비교의 대상이 될 수 없는데 그러한 특수한 상황이 어떻게 2012년 지금의 소위 뉴라이트 등에 의해 찬송 받는지 그 상황 배경이 의심스럽다.
둘째 한-미 FTA와 한-EU FTA가 패착이라 했는데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자유주의는 시장주의이고 무역이고 그러한 무역 및 관세 일반적 사항에 대한 일종의 협정인데 스포츠나 게임에서 상수가 하수에게 칫수나 어드벤티지를 주고 진행하다가 그 실력이 올라감에 따라 비로서 동등조건에서 첫승을 올리는 순간 공정경쟁 체제에 진입했다 얘기할 수 있는데, 아직도 한국은 경제 선진국에 비해 취약하므로 계속 통제를 해야 한다는 의미인지? 유럽은 하나의 경제공동체 개념이고 남미도 동남아도 그렇고 그런데 한국은 주변 강대국, 중국 러시아 일본 그리고 미국을 상대로 치열한 무역전쟁을 하는 상황인데 과연 FTA를 하지 않는다면 무엇을 하자는 말인지? 아니면 단순히 좌파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에서 나온 얘기인지? 한국의 경제발전을 볼 때 처음에는 보호주의 관세 및 비관세 정부지원이나 규제 등등에서 발전하여 신흥경제개발국, 지금은 OECD에 가입한 경제선진국 수준이다. 어쨌든 아직도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문의 발전을 이끌기 위해서 전략과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힘을 기르면서 개방하고 경쟁을 통해 성장하고 물론 다수는 추락하겠지만…… . 이것이 당연한 수순인데 FTA말고 또 다른 좋은 대책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내가 하면 로망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인가?
셋째 과연 이 저자들이 비판하는 좌파신자유주의 라든지 시장개혁파들은 어떤 주장을 펴는지? 저자들의 주장이 오류가 있는 부분도 있을 것이고 특히 한국의 주주자본주의와 재벌개혁 및 기업의 역할과 미래, 또 잘 포장된 관치의 산업정책! 이런 것은 잘못 사용하면 기득권 세력의 방패막이 역할 밖에는 안되므로 정의와 평등 그리고 국가경제에 맞는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다. 또 현재 미국이나 서구의 주주자본주의에 대하여 아주 비판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데 오히려 이것은 현주류를 이해하지 않는 유연성 부족에서 나오는 것은 아닌지? 세상의 일을 하는데 여러가지 관점과 방식이 있는데 가장 현명한 부류는 원칙과 이론을 충분히 통달하고 오히려 창조적인 유연성으로 대처한다고 본다. 그 보다 한수 아래는 그러한 유연성이 부족하여 원칙과 이론을 중시하고 강직하고 모범적인 일을 실천한다고 본다. 그리고 그 나머지는 그것에 대한 충분한 이해도 유연성도 부족하여 노력이 필요한 보통 부류이다.
바쁜 일상에서 이렇게 흥미롭고 재밌는 책을 접하다 보면, 어떤 때는 참 행복해진다. 가을이라는 시간도 느끼고 정신도 맑고 건강해진다. 같은 사안을 이렇게도 보고 저렇게도 보고 너도 옳고 나도 옳은데 논쟁하는 것을 보면 흥미롭고 재밌기도 하고, 참 철없어 보이기도 한다. 예전에 자주 갔던 영남알프스 신불산 취서산 그리고 시살등 능선을 다시금 땀과 사색에 젓으며 걷고 싶어진다.확트인 능선에서 좌우를 내려다 보며 억새평원을 계속 지나고 취서산을 지나면 바위가 제법 어우러진 바위능선이 나타나고 조금 더 가면 브로캔 현상을 목격했던 그 바위가 나온다. 높은 산에 올라가 세상을 바라다 보면, 발아래 세상이 보인다. 어떤 때는 참 철없어 보인다. 그런데 내려오면서 그러한 호연지기는 서서히 사라지고 나는 더 철없어진다. 그리고 이 책 덕분에 올해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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